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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키드 마스터피스> 전시회를 다녀오고

 

[코스메틱 브랜드와 아트의 상관관계] 




'예술을 한다는 것은, 그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브랜드에게 예술이란 매우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결이 비슷한 브랜드 시장 속에서 그들의 존재 가치를 독자적인 표현으로 풀어내,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22년 4월 러쉬코리아는 <더 프리뷰 With 성수 아트페어>에 참여하며 예술 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러쉬 제품만이 지닌 아름다운 색감을 디지털 아트로 풀어내고, 배쓰 밤이 풀리는 소리를
듣고, 향도 맡을 수 있는 오감 자극 참여형 전시로 ‘제품’의 예술성을 표출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든 브랜드가 아트에 뛰어들게 되면 역설적이게도 브랜드의 예술 활동이 보편성을 띠고 맙니다. 이 뫼비우스 띠를 풀고 하나뿐인 직선으로 펼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자문했습니다.

- 차별화가 필요하다. 우리와 결이 맞는 예술을 어떤 방식으로 선보일 것인가?'
- 그렇다면, 그동안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 중에서 독자적 예술성을 지닌 것은 무엇이 있는가?'



답은 내부에 있었습니다. 러쉬가 지닌 힘은 바로 ‘사람’이었으니까요.
서로의 다름과 개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조직 문화에 몸을 담은 해피피플, 그들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브랜드적인 차별성이자 특별한 예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맨파워(manpower)를 집중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해피피플을 선정했습니다. 기업에 소속된 직업인 이전에 개인으로서 의사 표현 활동을 이어온 사람, 디자이너가 그 대상이었죠.
러쉬코리아는 직무를 내려놓은 한 사람, 예술가로서의 그들을 눈여겨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람이 궁금하다면, 그의 작품을 보아라]



더 프리뷰 성수 with 신한카드 아트페어의 러쉬코리아 <네이키드 마스터피스> 전시회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여다보기 이전에
'디자이너와 예술가'에 대한 정의를 선명히 파악해 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디자인과 예술 영역을 긋는 구분선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아가 아닐까요.
디자인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들은 답했습니다. 사람의 어려움이나 고충(pain points)을 발견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시각적으로 세련되게 작업하는 것이 아닌, '목적'에 맞게 기능하도록 시각적 요소들을 선별해 배치하는 것.

일상의 사물을 예시로 쉽게 이해해 보겠습니다. 물컵이 있습니다. 사선으로 컷팅되어 있지만 시각적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물을 따르면 담지 못하고 쏟아져 버립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디자인이더라도 본래의 목적에 맞게 기능하지 못한다면 과연 사용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즉, 디자인의 본질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예술은 나의 목적을 녹여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도대로 기능하도록 자유롭게 시각적 요소들을 배치할 수 있으니, 작품 안의 개인의 고유한 성질이 자연스럽게 묻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러쉬코리아 디자이너의 이중생활]


2023년 4월 20일 - 23일 진행된 러쉬코리아의 <네이키드 마스터피스>에서 그들은 모두 나체로서의 자신의 철학을 작품에 투영했습니다. 작가로 데뷔한 셈이죠.

러쉬 배쓰 밤, 버블 바, 솝 등과 같은 고체 형태의 네이키드 제품과 고전 누드 명화를 연계하여 재해석한 작품 14점이 전시되었습니다. 
 

*네이키드란? :불필요한 낭비와 환경 훼손을 줄이고자 개발한 포장지 없는 고체 형태의 제품.

현재 러쉬 카테고리 중 포장 쓰레기 없는 네이키드 제품은 전체의 66%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포장 없는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감내하거나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하는 것뿐입니다.
내다 버릴 쓰레기가 없는 삶, 네이키드 라이프 (Naked for Life)

 

 여느때보다 자신다운 철학이 녹아있던 이번 전시회를, 작가로서의 목적을 되돌아보는 ‘역행 전시회’라고 명명해 봅니다.
기업에서 직원을 한 개인의 작가로서 전시회에 데뷔시키는 것이 이례적인 일로 비칠 수도 있겠습니다.
이 행보는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는 러쉬코리아의 이념과 가치 ▶We Believe
의 실천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하며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제, 한 부서에 있던 직원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각기 다른 개성이 느껴지던 개인의 대표작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6인의 소우주 속으로]


해피피플 6인에게 물었습니다. (히어로, 썬, 라이드, 니즈, 핸즈, 엣지)
당신이 생각하는 '네이키드'란 무엇입니까?
그 자신만의 의미를, 작품에 어떻게 녹여냈습니까?

 


 

[히어로]
네이키드란 부풀림 없는 겸손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 인간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자세이기도 할 테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응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카마 향기는 뜨겁습니다. 작열하는 태양, 녹아내리는 정열이 떠오르죠. 순간, 폴 세잔의 <워터폴>이란 작품을 재해석할 때 이 향기를 녹여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거대하고 위엄한 폭포 아래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작아짐을 표현했습니다. 무릎 꿇은 인간을 대자연의 뜨거운 시선과 연결함으로써 위계질서를 세워보았습니다.
대자연의 존재 중 하나인 호랑이의 시선을 부끄러워하는 나약한 인간. 한껏 잘난척해도 결국 우리는 자연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겸손해야 합니다.
 

[View Point]

당신의 속내를 꿰뚫는 호랑이의 시선을 느껴보시길.
 

 

 



[썬]

 네이키드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본질이란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해 대상을 다방면으로 관찰하거나 여러 가지 수식을 붙여보고는 하죠.

하지만, 본질은 거창하게 꾸며내거나 의미를 부여했을 때보다 오히려 덜어냈을 때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할지도 몰라요!

허니 아이 워시드 더 키즈 향기는 정말 달달해요! 모네 <풀밭 위의 점심 식사>에서 느껴지는 여유롭고 달콤한 휴식과 딱 어울리지 않나요?
심플하게 제품명과 원작명에서 풀밭, 점심, 꿀이라는 소재를 가져왔답니다. 제가 느끼는 평화로움의 본질을 이 세 가지 단어로 정의해 표현해 보았습니다.


[View Point]

자세히 보면 여인과 꿀 형상은 데칼코마니랍니다. 그릇 위의 달콤한 카스테라도 사실, 허니 아이 워시드 더 키즈 솝!


 



[라이드]

네이키드란 낙원이에요.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고, 서로의 있는 그대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유토피아. 어떻게 보면 가장 편견 없는 단어라는 생각도 드네요.

픽스 앤 리브즈에는 무화과가 들어있어요.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으로 겉만 보면 열매만 맺히는 이상한 나무로 보이지만,
사실은 주머니 모양의 열매 안에 수많은 꽃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껍질을 벗겨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무화과라고 해서 사람과 다를 것 없더군요.
그 상징적 의미에 저의 네이키드 철학을 녹여
폴 세잔 <다섯 명의 목욕하는 여인들>을 재해석했습니다.
속이 드러난 무화과를 든 나체의 여인들, 서로 눈을 마주치는 바라봐 주는 이곳이 바로 지상낙원이 아닐까요.


[View Point]

‘픽스 앤 리브즈’ 텍스트를 아치형으로 표현했습니다. 당신만의 파라다이스를 상상하며 자유로운 공간감을 느껴보세요.





[니즈]

네이키드는 ‘탄생의 아름다움’이에요. 우리 존재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로 태어납니다.
저는 생명의 숭고함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가치는 역시 ‘탄생’의 순간이겠죠.

비너스는 푸른 바다의 물거품 속에서 탄생했죠. ‘더 그레이트 웨이브’가 아니라면, 어떤 네이키드 제품이 보티첼리 <비너스의 탄생>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비너스는 미의 여신인 만큼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춰 작업했습니다. 그 추상적 관념을 증폭시키는 수단으로는 대중에게 아름다운 양식으로 익히 알려진 아르누보 양식,
그중에서도 알폰스 무하의 스타일을 빌려 재해석했습니다. 중앙부에 비너스의 미가 더 극명하게 보이도록 실제 비율보다 크게 넣었고,
양측에 서풍의 신과 계절의 여신을 뒷배경으로 배치했습니다. 


[View Point]

그거 아시나요? 비너스는 바다와 항해의 안전을 관장하는 여신이기도 했다는 사실이요.

 



[핸즈]

네이키드란 ‘솔직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원하든 때로는 원치 않든 색안경을 끼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눈앞을 가리는 가림막을 벗겨내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죠. 순수함, 그에 투영/ 융화되어가면 비로소 솔직함에 가까이 닿을 수 있지 않을까요.

써니사이드에 ‘솔직함’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했어요. 솔직함은 주변을 반짝반짝 눈부시게 비춰준다고 믿거든요. 제라르 <프시케와 에로스> 작품의 신화를 들어보셨나요? 에로스는 어머니인 비너스의 명령을 받고 프시케에게 화살을 쏘려 했으나, 오히려 그녀를 사랑하게 됐다고 합니다. 외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했던 에로스의 사랑을 담고 싶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한 프시케는 눈과 몸의 일부를 가리고 있지만, 에로스의 입맞춤을 통해 순수한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과정을 표현했습니다.  

 

[View Point]

프시케는 비너스로부터 받은 수많은 시련에 맞서 끈기 있게 통과의례를 치러 나갔어요. 매일 하루를 헤쳐나가는 제 자신과도 같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지만 ‘나는 에로스처럼 솔직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때, 서울의 밤하늘에 뜬 달(써니사이드)을 보며 위로를 받아 가시길 바랍니다.
 

 



[엣지]

네이키드란 ‘원초적 표현 방법’이 아닐까요. 최초, 맨 처음 우리들이 태어난 그 자체, 자연스러운 본질 그 자체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표현 방법 말이에요.

신윤복 <단오풍정> 그네 타는 이들의 가체를 자세히 관찰하다 보니 블랙 로즈의 풍성한 입체감이 연상되었습니다. 꽃잎의 결과 닮아있는, 검고 윤기나는 머릿결의 밀도를 표현하기 위해 컬러를 과감하게 활용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도리이며, 그것이 원초적인 아름다움이라는 풍습이 있었어요. 원초적인 ‘미’, 고전미가 가장 원초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이 아닐까 생각하며 작업했습니다.


[View Point]

그림 속 장미는 모두 몇 개일까요? 정답은 11개. 여인의 살갗까지도 장미로 표현했기 때문이죠.





[이게 나예요. 당신은 누구신가요?]

이처럼 러쉬코리아는 <네이키드 마스터피스> 전시회에서 보이지 않는 가치관인 네이키드 이념을 형상화했고,
해피피플 개개인의 독자적 예술성 발굴에 집중함으로써 브랜드의 차별성을 강조했습니다.
대부분 전시회의 마무리는 감상평으로 끝나듯, 맺는 문단은 네이키드라는 주제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우선, 예술에는 형식과 내용이 존재합니다. 형식은 작품의 형태나 윤곽을 뜻하며 내용은 그 형식을 통해 드러나는 생각, 정신, 이념 등을 말합니다.
즉 작품의 형식과 내용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죠. 6명의 작가들은 러쉬의 네이키드 신념과 아름다움의 가치를 재해석해 고전 명화에 녹여냄으로써 그들의 철학, 즉 ‘나의 목적’을 구체화했습니다.
자연의 장엄함을 존경하는 겸손함부터, 군더더기 없이 본질만 남은 깔끔함, 태초에 드러나는 원초성,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낙원, 생명의 숭고함을 비추는 탄생의 아름다움, 그리고 때묻지 않은
솔직함까지. 이 단어들의 성질에서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네이키드 상태의 아름다움, 무(無)의 미(美)라는 접점이 보이는 듯합니다. 


사회로부터 입혀진 모든 옷을 벗어낸 ‘나’의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떠올려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럼, 필자가 생각하는 네이키드와 예술을 대변해 주는 명언을 인용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러분께서 생각하는 예술과 네이키드란 무엇인지도 댓글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아름다움이란 전혀 장식을 하지 않았을 때 가장 훌륭하게 장식된다.

-피네이즈 플레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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