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벗어뿌라!
- 고네이키드 캠페인 10주년, in 부산
고 네이키드, 핫한 바다를 벗겨라!
24년 6월 8일 세계 해양의 날에 맞춰 러쉬코리아가 부산으로 출동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로 뒤덮여 잔뜩 뜨거워져버린 바다를 벗기러 말이죠.
빨간 모자를 쓰고 빨간 반바지를 입은 이들은 바로 네이키드 구조대!
고네이키드 10주년을 맞이하며 야심 차게 결성된 단체입니다.
*고네이키드 캠페인이란?
불필요한 포장 쓰레기를 줄이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상의를 탈의하고 행진하는 러쉬의 캠페인. 국내에서는 해피피플이 앞치마만 두른 채 대학로 주변을 걸으며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이날 하늘도 지구온난화의 열기를 식히려는 구조대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건지,
때마침 시원한 비를 내려주었습니다. 아, 아-! 지금부터 러쉬 네이키드 구조대의 파도치는 활약을 살펴보러 출동!
D-7, 핸드메이드 브랜드 아니겠어요!
고네이키드 캠페인 행진 구호를 외칠 때 우리 목소리에 힘을 더해줄 고마운 친구, 피켓입니다.
재생지 박스를 미술 교구함으로 쓰다니… 디자인팀의 투철한 제로 웨이스트 정신에 감동받았습니다. 마케팅 본부의 각 부서가 모두 모여 박스를 해체하고, 밑그림을 그리고,
직접 채색까지 하며 손수 피켓들을 만들었어요. (핸드메이드 브랜드라면 이 정도쯤이야!)
본격적인 캠페인 시작 전에 의기투합하게 되는 마케팅 본부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지구로 하나 되는 사람들
이 커다란 공은 우리가 구해줘야 할 대상의 모형입니다. 친환경 종이테이프를 한 땀 한 땀 찢어 붙여가며 빚어낸 우리의 작품.. 퀄리티 향상을 위해 실제 세계 지도를 보며 대륙을 묘사했어요. 지금은 붕대를 둘러싼 것처럼 보이는 이 오브제는 곧 머지않아 부산 앞바다에서 모두가 떠받드는 멋진 지구로 탄생합니다! (coming soon..)
지구는 버스 타고 이동 중….
어찌나 큰지 두 명의 자리를 차지하고 가는 중…
긴 거리의 이동에 지쳐 바람이 빠져가는 중…
부산 광안리 집결지에 도착한 네이키드 구조대는 당황했습니다. 정말 우리밖에 없었거든요.
‘흐으음.... 넓게 분포되어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끌어모으지?’
목청껏 외쳐보아도 한계가 있고.. 목에서 쇠맛이 나던 그 때!
(번-쩍!)
고 네이키드 캠페인의 신호탄을 알리듯 핸드메이드 지구공을 높이 올리며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멀리서부터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는 것 아니겠어요?
‘혹시.. 무슨 구조 단체인가요?’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스케일에 하나둘씩 모여들어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을 놓칠새라,
우리 네이키드 구조대는 침착하고 진실한 응대를 시작했습니다.
(단 한 명이라도…놓치지 않겠다.)
네이키드 구조대 본부의 외침
‘저희도 참여할 수 있나요?’
'그럼요, 바다를 아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네이키드 구조대가 될 수 있어요!'
해변의 밀짚 오두막과 서핑 보드가 반겨주는 이곳은, 바로 우리의 네이키드 구조대 운영 본부입니다. 사전 신청자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고네이키드 캠페인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러쉬코리아 고 네이키드 캠페인을 소개했습니다.
전 세계 바다를 덮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중 65% 이상이 포장 쓰레기라는 사실과,
러쉬는 매년 포장 쓰레기의 불필요성을 알리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네이키드 행진’을 진행했다는 점, 그리고 캠페인 10주년과 6월 8일 해양의 날을 맞아 핫한 바다 하면 떠오르는 부산에서 바다를 구할 구조 대원을 찾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죠.
1.50초의 기적, 1.5도의 경각심
“이게 된다고?!”
“아으, 아까워!!”
캠페인에 참여할 구조 대원을 더욱 끌어모으기 위해서라면 우리 러쉬코리아는 쉬지 않죠, 광안리 거리 일대를 곳곳이 돌아다니며 쫄깃한 게임도 진행했습니다. 이름하여 <골든 타임을 지켜라>! 스톱워치를 들고 정확히 1.50초를 맞추면 깜짝 선물을 드리는 간단한 룰이었죠.
초단위까지 맞춰야해서 아슬아슬하게 빗나가기라도 하면 탄식이 절로 나오곤 했는데요,
고 강렬한 임팩트만큼 시사하는 바가 큰 게임이었습니다.
24년 기준, 최근 1년간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섰다고 해요.
1.5도는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약속한 '마지노선'입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연구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만이 지구 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데요, 이러한 시사점을 게임으로 풀어내 인식을 퍼뜨렸습니다.
진심은 나이와 국경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법인가 봅니다. 광안리 해수욕장 거리에서 열심히 캠페인을 홍보한 결과, 네이키드 구조대 운영 본부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저마다 피켓을 골라들고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비가 올수록 더욱 굳건한 의지로 뭉쳐가는 사람들,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잘 집결해 준 구조 대원들을 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해피피플입니다. 인원이 많을수록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을 외치며 본격적인 행진을 준비했습니다.
부산 도착 3시간만에 모여든 420명의 발걸음,
고 네이키드 캠페인의 웅장한 땅울림 현장을 함께 보시죠!
‘모두 잘 따라와 주세요, 우리는 고 네이키드!!’
모두 선창 후창 함께해 주세요!
‘핫한 바다를!’
‘벗겨라!’
‘고!’
‘네이키드!’
‘포장 쓰레기!’
‘벗겨삐라!’
행진 중간중간 구호와 함성 소리는 쏟아지는 빗소리를 묻어주고,
네이키드 구조대의 발맞춤은 부산 광안리 모래 사장에 아로새겨졌으니,
마무리로는 함께 뜻을 모은 사람들의 의지를 하늘 높이 올릴 시간입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다짐
“긴 행진을 함께한 여러분! 이제는 다섯 그룹으로 나뉜 모두가 하나로 모일 시간입니다.
각 그룹은 스태프의 지시를 따라 움직여주시길 바랍니다."
"앞을 보시면 N, A, K, E, D 모양의 밧줄 가이드라인이 있을 거예요.
나눠드린 낫랩에 더이상 플라스틱 & 포장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마음을 담아주세요.
그리고 신호를 드리면 옆 사람과 함께 낫랩을 높이 펼쳐들고 외쳐주시는 겁니다!”
“핫한 바다를 벗겨라~!”
"모두 잘하셨어요, 다음으로는 우리가 바리케이트가 될 시간이에요.
바다에 더이상 포장 쓰레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말이죠!"
“옆사람과 손을 잡고 일직선으로 길을 이어주세요.
그리고 구호에 맞춰서 함께 손을 흔들어 주시는 겁니다!”
(우르르…)
“고! 네이키드~!”
무엇이든 원래 가지고 있던 것에서 덜어낸다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원래 누리고 있던 권한을 뺏기는 기분이 드는 탓일까요.
하지만 우리는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당장의 편함이 본래의 편함이었는지 아닌지 말이죠.
새롭게 얻은 ‘신념’을 유지하며 오래도록 실천하기 위해서는
좋거나 슬픈 경험, 부럽지만 불안한 기억, 화나거나 당황스러운 상황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점을요.
고 네이키드 캠페인 10주년을 맞이하며 네이키드 구조대가 된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어 간다면 좋겠습니다.
일회용품의 편리함으로 기쁨을 느껴도 곧 버려질 것에 대한 슬픔,
외출할 때 가벼움이 부럽지만 이것이 버려지면 쌓이고 쌓여 후손까지 쌓일 쓰레기와 불안함,
내가 아끼는 것들에 피해가 가는 상황에 대한 분노,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이 나로 인해 비롯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당황스러움.
모든 감정이 겹칠 때 비로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