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팀의
콘텐츠 에디터 로드입니다.
계획적인 성향인 저는 생활계획표처럼 반복적인 루틴을
지키는 걸 좋아하는데요, 오늘은 개인 노트에 일기처럼 기록한
내용들을 솔직하게 보여드리려 합니다.
아침 5시 30분,
알람이 울리기 4분 전쯤에 눈은 저절로 떠진다.
창밖의 세상은 아직 흐리며 창틈을 비집고 들어온 공기는
조금 서늘하다. 고요한 적막, 거실 불을 아직 켜지 않은 상태로
주전자에 물을 올린다.
인덕션에 빨갛게 동이 트는 장면을 보기 위해서다.
차를 마시기 위해 예열하듯 몸을 천천히 깨우는
나만의 작은 기상 루틴이기도 하다.
몸과 마음이 선명히 깨어나면 그제야 조명등을 켠다.
이때쯤 창밖의 세상도 어느 정도 눈을 떴으니 어제 읽다
남은 책을 마저 꺼내 읽기에 딱 좋다.
아침에 살필 대상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식물들도 마찬가지이다.
잎에 맺힌 물방울을 닦고 마른 잎에 물을 주며 작은 숨소리들을
듣는다. 하루를 살아내는 존재들이 보내는 신호를 읽으면서
오늘의 자신도 다잡는다.
러닝화를 신고 오늘의 다짐만큼
끈을 꽉 조여매면 오전 7시.
현관을 나서 늘 같은 코스, 같은 시간대, 같은 페이스로 달린다.
예전에는 기록을 단축시키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글쎄,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범위의 기록을 쌓는 편이 늘 한결같음을
유지하는 것 같아 더 만족감이 크다.
나의 달리기는 성취가 아닌 순환이며, 경쟁이 아닌 균형을 향한다.
러닝을 마치면
근처 잔디밭 벤치에 털썩 앉는다.
몸에 열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느낌이 썩 나쁘지 않다.
호흡이 조금 돌아오면 주변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구경하며
바라본다.
이내 근처 개수대에서 다리를 씻는다.
찬물로 흙먼지와 함께 남은 피로를 천천히 흘려보낸다.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뒤
오래 쓰는 틴 케이스에서 ‘마사지 바’를 꺼낸다.
플라스틱 포장이 없는 단단한 바 형태가 손에 익었다.
물건이 처음의 모습과 변해도 굳이 새것으로 바꾸지 않는다.
필요한 만큼만 쓰고 오래 아끼는 편이다.
달리기처럼 환경에 대해서도 ‘지속 가능한 속도’를
지키고
싶어서다.
체온에 맞춰 녹아드는 오일이 피부에 스며들면서
다리의 긴장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향이 은은히 올라오면
달리기 후의 남은 열기와 함께 마음도 조금 느슨해진다.
루틴대로 딱 맞춰서 나를 움직이려면 이런 보상의 시간이
꼭 필요하긴 한 것 같다. 조금 덜 쓰고 덜 버리면서도 충분히
풍요로운 시간, 그게 요즘 지키고 싶은 균형이다.
집에 돌아와 샤워 후,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턴테이블에 바늘을 올린다.
지금부터는 러닝으로 정리된 머릿속이 가장 맑게 돌아가는
시간이다.
레코드에 바늘이 닿는 소리와 그 뒤를 잇는 부드러운 선율이
작은 방을 가득 채운다. 오로라처럼 흐르는 촉감의 옷으로
갈아입고 데스크 탑 앞에 앉아 본업을 이어간다.
노래와 키보드 소리가 뒤섞이며 여러 가지 화음을
내지만
오히려 이 소리 덕분에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
집중이 잘 된다.
하루 중 유일하게 시간 엄수에 느슨해지기도 한다.
작업이 끝나면 2층의 침실로 올라간다. 매트리스, 침구, 조명,
몇 권의 책만 허락한 이 공간에서 노트북으로 취미 영상을 본다.
작업 모드였던 뇌를 휴식 모드로 돌리는 순간이다.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면
조용히 불을 끈다.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드는 건 가장 확실한 휴식이다.
모든 빛과 소리가 꺼지고 방 안의 공기가 고요해질 때,
창문 너머 식물의 그림자가 벽에 번진다.
이 평온한 장면을 끝으로 밤을 닫는다.
내일 아침에도 같은 루틴이 이어질 것이다.
바깥에서 테이크아웃 한 커피가 아닌 집에서 천천히 오래 끓여먹는 새벽 차, 플라스틱 통이 아닌 전용 케이스에 담아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마사지 바, 배달 용기가 나오지 않게 직접 신선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점심 저녁까지.
하지만 그 리듬 속에서 매번 조금씩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된다.
꾸준히, 단단하게 내 하루는 그렇게 자란다.







